들어가며
그간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의 표준화에 대한 요구가 많았으며, 기업의 ESG 성과를 측정하기 위하여 ESG 표준 공시의 기준이 필요했다. 이에 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 국제회계기준) 재단은 국제 표준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을 제정하기 위하여 ‘21.11월 ISSB(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를 설립하였으며 ’22년 3월 IFRS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 공개 초안을 발표 후, ‘23년 6월 IFRS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을 공표하였다.
ISSB는 이후 지속가능성 기준 제정기구인 CDSB(Climate Disclosure Standards Board, 기후정보기준위원회)와 VRF(Value Reporting Foundation, 가치정보재단)를 통합하였고,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 기후 관련 재무공시 태스크포스)의 보고 체계와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지속가능성 회계기준 위원회)의 산업별 표준 지표 및 접근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IFRS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ESG 공시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KSSB(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는 IFRS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을 기반으로 국내 ESG 공시 기준을 세우고 있다. 국내 ESG 공시 도입은 예정된 수순으로 보이며, 기업은 공시 의무화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지금부터 ESG 공시를 준비해야 한다. 이에 공시 첫 해에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하는 S2, 기후 관련 공시를 중심으로 공시 기준을 파악하고, 공시 보고서 작성에 참고할 수 있는 TCDF 보고서의 사례를 함께 제시하고자 한다.
IFRS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 개요
IFRS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은 투자자들의 투자 의사결정을 돕기 위한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기업의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S1,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 공시를 위한 일반 요구사항’과 ‘S2, 기후 관련 공시’로 구성되어 있다. S1 일반 요구사항은 현금 흐름, 자금 조달 및 자본 비용 등의 기업 전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 및 기회에 대한 정보의 공시를 요구하며, 1년 간의 유예기간이 적용된다. S2 기후 관련 공시는 기업 전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에 대한 정보의 공시를 요구하며 공시 첫 해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두 영역 모두 4가지 핵심 요소인 ‘거버넌스(지배 구조), 전략, 위험 관리, 지표 및 목표’에 기반하여 공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S2, 기후 관련 공시 기준 및 TCFD 보고서 사례
S2, 기후 관련 공시 영역에서는 기업의 기후 관련 물리적 위험과 전환 위험, 그리고 기후 관련 기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물리적 위험이란 태풍, 홍수, 가뭄 등의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이며, 전환 위험은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기후 관련 규정 등의 노력에서 발생하는 위험이다. 기회는 기후 변화로 인해 기업에 발생하는 긍정적 영향을 의미한다. 기준서는 기업이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기후 관련 모든 위험과 기회에 대해 4가지 핵심요소인 거버넌스(지배 구조), 전략, 위험 관리, 지표 및 목표별 기준에 따라 공시할 것을 요구하는데, 이 4가지 핵심요소는 TCFD의 개념을 차용하였다. 따라서 국내 기업의 TCFD 보고서 사례를 참고하는 것이 IFRS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의 이해를 높이고, 실제 보고서 작성에도 도움될 것이라 생각한다.
핵심요소 1. 거버넌스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를 감독할 책임이 있는 의사 결정 기구 또는 개인에 대한 정보와 함께 경영진의 역할을 공시해야 한다. KB금융그룹은 ‘22년 TCFD 보고서에서 ESG 위원회, 감사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로 구성된 이사회와 그룹 경영진, 계열사별 ESG 회의체와 ESG 담당 조직을 소개하고, 경영진의 Level과 운영 활동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특히, 그룹사의 성격상 계열사별 ESG 담당 조직을 운영하며, One-firm 전략회의를 통한 각 사별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공유하는 점이 눈에 띈다.
핵심요소 2. 전략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를 관리하기 위한 기업의 전략을 공시해야 한다. 기업 전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가 사업모형과 가치사슬, 전략과 의사결정, 그리고 재무상태 및 현금흐름 등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한다. 특히 기후 회복력 평가를 위한 기후 관련 시나리오 분석의 수행을 요구하고 있어 분석에 사용한 기후 관련 시나리오, 주요 가정과 함께 기후 변화에 대해 전략과 사업 모형을 조정하거나 적응시킬 수 있는 기업의 역량(기후회복력)을 공시해야 한다. 전략에서는 SKT의 TCFD 보고서 작성사례를 소개한다.
1)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 식별
기업 전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를 식별해야 한다. SKT는 중대성 평가를 통해 단기(0~3년), 중기(3~10년), 장기(10~30년) 단위로 전환 리스크와 물리적 리스크, 기회를 식별하였다. TCFD 권고안에서 제시하고 있는 전환 및 물리적 리스크 요인과 기회 요인을 참고하였으며, ICT 업계 동향과 기후변화 관련 정책 등을 반영하였다고 설명한다.
2) 사업모형과 가치사슬
식별한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가 기업의 사업모형과 가치사슬에 미치는 현재 및 예상 영향에 대해 기술해야 한다. SKT는 식별한 위험별로 예상되는 잠재적 영향을 보고하고 있으며 산불, 폭염, 폭우의 경우는 잠재적 재무영향의 분석요소로 활용하겠다고 선정하였다.
3) 전략과 의사결정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에 대해 기업이 어떻게 대응했고, 대응할 계획인지에 관한 정보를 요구한다. SKT는 위의 사업모형과 가치사슬 영역에서 식별된 위험과 기회에 대한 대응 현황과 계획을 함께 공유하였으며, 2050 넷제로를 위한 3대 Green 전략을 별도로 제시하고 있다.
4) 재무상태, 재무성과 및 현금흐름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가 기업의 재무상태, 재무성과 및 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공시해야 한다. SKT는 보고서에서 전환 리스크와 물리적 리스크의 재무영향을 각각 보고하고 있다. 물리적 리스크의 재무영향으로는 리스크에 노출된 자산을 장부가액으로 표기하였다.
5) 시나리오 분석
시나리오 분석을 통한 기후 관련 변화에 대한 기업의 전략과 회복력 평가를 요구한다. 기준서는 시나리오 분석에 사용할 시나리오, 변수 또는 기타 투입변수를 선택할 때, 권위 있는 원천에서 공개되고 무료로 이용 가능한 기후 관련 시나리오를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시나리오 분석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3개의 시나리오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와 IEA(국제에너지기구), NGFS(녹색금융협의체)의 시나리오로, 다음 SKT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기업은 필요에 따라 3개의 시나리오 유형을 복합적으로 사용하거나 자체 시나리오를 개발하여 사용할 수 있다.
SKT는 IEA를 기본 시나리오로 설정하고, 국내 온실가스 정책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를 자체 개발하여 분석에 활용하였으며 NGFS, IPCC SSP(SSP1, SSP2, SSP3, SSP5)가 제시하는 시나리오를 사용하여 다양한 미래 환경을 분석하였다. SSP1은 2050년 넷제로 달성을 통해 지구 온도 상승을 2도 이하로 억제하는 경로, SSP2는 기온 상승 폭이 2도를 넘는 경로, SSP3은 기온 상승이 3도를 넘는 경로, 최악의 경우인 SSP4는 기온 상승이 4도를 넘는 경로이며 이를 통해 전국에 위치한 SK텔레콤의 사옥 및 통신장비가 주요 물리적 요인에 따른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을 파악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핵심요소 3. 위험관리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를 식별, 평가, 우선순위 설정 및 모니터링 하기 위해 사용하는 프로세스 및 관련 정책을 공시해야 한다. SK케미칼은 ‘22년 TCFD 보고서에서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소개하고, 리스크 식별, 과제 도출 및 목표 설정, 리스크 개선 실행 및 모니터링, 리스크 결과보고 단계의 전사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를 보고했다.
핵심요소 4. 지표 및 목표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와 관련된 기업의 성과를 이해할 수 있도록 기후 관련 목표 및 진척도를 공시해야 하며 ① 산업전반 지표(필수) ②산업기반 지표 ③ 기후 관련 목표를 포함해야 한다.
1) 산업전반 지표
산업과 무관하게 반드시 공시해야 하는 지표로 다음 7가지 범주의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주요 사항으로는 Scope 1~3 온실가스 배출량을 포함해야 한다는 점이나, 공급망과 제품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Scope 3배출량의 공시 의무는 1년간 유예기간이 적용된다.
2) 산업기반 지표
기업이 포함되는 산업의 특징을 반영하는 하나 이상의 사업모형, 활동과 연관된 산업기반 지표를 공시해야 한다. 기준서는 산업기반 지표를 SASB(지속가능성회계기준위원회) 기준에서 도출하였다고 명시하고 있다. SASB가 지속가능성 산업 분류체계® (Sustainable Industry Classification System® , SICS® )에 따라 분류한 총 77개 산업별 지속가능성회계기준(“SASB 기준” 또는 “산업 기준”)에 따라 기업은 산업별 회계지표와 활동지표를 보고하면 된다. 아래는 SASB에서 가져온 ‘가전제품 제조’ 분야의 회계지표와 활동지표 예시이다.
3) 기후 관련 목표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를 포함하여, 기업이 설정한 기후 관련 양적 및 질적 목표와 성과에 대한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3년 TCFD 보고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와 함께 주요 환경 성과 지표인 용수 재이용률, 폐기물 재활용률 목표를 수립하였다. 용수 재이용 확대를 위하여 용수 재이용 설비 및 사용량 절감을 위한 세부 실행 계획을 세웠으며, 폐기물 재활용률은 2030년까지 90%로 확대하여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처리 방식 변경 및 관련 기술 개발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나갈 예정이라고 보고했다.
마치며
지난 10월 31일에 개최된 KRX(한국거래소) ESG 포럼에서 금융위원회는 국내 기업에 적용될 ESG 공시 기준을 ’24년 1분기 중에 구체화하겠다는 정부 로드맵을 제시하였다. 기업은 국내외 기관과 회계 법인 등이 진행하는 ESG 공시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여 국내 ESG 공시 도입의 동향을 주시하고, 공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공시 보고서를 준비해야 한다. 앞서 소개한 사례뿐 아니라 동종 산업의 국내외 여러 기업들의 TCFD 보고서를 참고하는 것이 도움될 것이다. 추가적으로, 공시에서 요구하는 정량적 지표 산정과 주기적 목표 모니터링은 PI(Process Innovation) 활동을 통해 기업 내부의 데이터를 집계 및 산정하는 프로세스를 정립하고, 부서별 R&R을 명확히 해야 한다. IFRS 지속가능성 공시는 연결기업 관점에서 고려해야 하므로 자회사 및 관계기업의 표준화된 데이터 확보와 연계도 고민해야 하며, ESG 플랫폼 구축을 통한 플랫폼 기반의 ESG 데이터 관리 체계 마련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References
- http://www.kasb.or.kr/fe/bbs/NR_list.do?bbsCd=1108
- https://www.korea.kr/docViewer/result/2022.07/26/993625d30720689561f50e11972b342c/993625d30720689561f50e11972b342c.view.xhtml?
- issb-standards-launch-press-release-korean.pdf (ifrs.org)
- ISSB의 ESG 공시기준 초안 발표와 대응방안, 금융브리프, 31권 11호
이혜주 컨설턴트
이혜주 컨설턴트
디지털 프로세스 혁신(PI) 및 ESG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으며, 국내 주요 대기업과 삼성 관계사를 대상으로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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