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 배터리 산업과 국내 제조社들의 성장세
배터리는 다양한 원료를 동력원으로 사용 가능하며, 주요 사용되는 소재는 크게 납산, 니켈-카드뮴, 리튬이온 세 가지가 있다. 납산 배터리는 제조 비용이 낮으나 수명이 짧고 정기적 유지보수가 필요하며, 니켈-카드뮴 배터리는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인 니켈-카드뮴을 동력원으로 이용하고 있다. 가벼운 금속인 리튬을 동력원으로 이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단위 무게 당 에너지 밀도가 높고 납, 카드뮴을 사용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이와 같은 Technical 강점과 더불어, 차세대 미래 산업의 목표인 무선화 및 전동화 달성 위해 배터리가 주요 동력원으로 필요한 점, 글로벌 탄소중립 구체화에 따른 배터리 시장 확대 등의 거시 환경적 요인으로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이하 배터리)의 주요 사용 분야는 전기차,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전자 기기로 구분되며 전기차와 ESS 분야는 향후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살펴보면, 배터리 셀 제조 기준, 3개社(삼성 SDI, LG 에너지솔루션, SK 온)의 글로벌 점유율은 약 23.8% 수준(‘23년 상반기 기준)으로 국가 기준 점유율 1위인 중국에 이어 2위 수준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최대 규모의 배터리 셀 시장이고 중국의 점유율에는 자국 내수 시장 점유율 수치가 반영된 것을 고려하면 국내 제조社들의 해외 시장 점유율은 매우 높은 수준 이다. 이와 함께 셀 제조에 투입되는 양극재와 분리막의 글로벌 점유율은 한, 중, 일 3개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한국의 점유율은 ‘22년 생산량 기준 28%와 23%로 글로벌 시장 영향력 있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글로벌 배터리 밸류 체인에서 국내 제조社들의 배터리 셀과 주요 소재 부분에서의 시장 점유율은 높은 수준이며 점차 치열해지는 배터리 생태계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산업 관련 동향과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을 해야 한다.
배터리 밸류 체인의 상호 영향력 확대
EV 시장 확대와 더불어 배터리 셀, 소재(양극재, 음극재 등) 등 밸류 체인 전반의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경쟁은 심화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규제환경 및 정책 변화, 업체별 투자·사업 전략 발표 등 시장 내 수많은 정보가 혼재하고 있다. 특히 2018년의 미중 무역 전쟁과 COVID-19를 겪으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블록화로 회귀하고 있으며, 세계화의 수혜국이었던 한국 제조社들에게는 위협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국제경제의 블록화 패러다임으로 인해 각 국은 지정학적 관점과 경기부양 관점의 다양한 보호무역조치와 환경 관련 규제를 준비 및 시행 중이며 환경과 공급망 측면에서 다양한 데이터가 준비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각 국의 무역 장벽 강화는 EV 배터리 밸류 체인과 같은, 수직적이고 방대한 밸류 체인의 산업의 위협요소 이다. EV 배터리 밸류 체인은 원자재 채굴부터 최종 완성차 제조까지 공급망이 수직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1~N차까지 공급망이 넓게 형성되어 있다. 이에 따라 각 단계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특성과 정보가 전후방 제품들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원자재 채굴 단계의 광석 채굴지 변경, 생산량 또는 사용 전력Mix의 변화는 후방 산업 Player들의 탄소 배출량과 노동, 환경영향 등의 공급망 실사 요소 관리 측면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EU 완성차 업체들은 EU의 강화되는 환경 관련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PCF(제품 탄소발자국((한 제품이 생산, 사용, 폐기되는 전 과정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총량))) 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방 산업의 탄소를 포함한 각종 배출 관련 데이터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Volvo는 LCA 산정 시 제조前 단계에서 배터리 세션을 구분하여 산정하고 있으며 BMW도 완성차 업체 중 전세계 최초로 리튬 등 분쟁 광물 밸류체인 인증 시스템(Initiative for Responsible Mining Assurance)에 참여하고 있다. 다양하고 길게 분포된 배터리 밸류 체인의 공급망 관리와 글로벌 블록화 및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관리를 시스템화 해야 한다.
EU 배터리 시장의 중요성
EU 시장은 배터리 밸류 체인 공급망이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고 CRMA, NZIA, EU Battery regulation 등 무역장벽도 발효 및 발효 예정이라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주요 시장 이다. 또한 시장성 측면에서도 글로벌 2위의 전기차 판매권역이고 이에 따라 배터리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주요 시장 이다. 특히 EU는 전기차 배터리를 미래 전략적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 배터리 수요는 장기간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독일, 폴란드 등에서 2030년까지 약 80곳의 배터리 셀 및 소재 생산 공장이 완공될 예정이다. 국내 배터리 제조社들의 EU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022년 기준 약 63% 수준으로 높다. 그러나 대규모 자국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의 50% 이상을 Captive Market으로 보유한 중국 제조社들의 EU 시장 공략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의 IRA로 중국 기업의 미국 시장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중국 기업들의 EU 시장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전략적으로 중요한 EU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과 중국 기업들간의 점유율 경쟁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EU 시장 점유율은 2020년 기준 16.8%에서 2022년 기준 34%로 대폭 상승했으며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 격차는 점차 축소되는 추세이다.
EU Battery regulation
2023년 7월, 배터리 생산부터 폐배터리까지 배터리의 생애주기 전반에 관한 포괄적 규제를 담은 지속 가능한 EU배터리법(REGULATION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concerning batteries and waste batteries, amending Directive 2008/98/EC and Regulation (EU) 2019/1020 and repealing Directive 2006/66/EC, 이하 “EU 배터리법”)이 EU 이사회에 의해 승인되었다. EU 배터리법이 등장한 배경을 자세히 살펴보면, 과거부터 EU가 전략적으로 관리해왔던 ‘순환 경제’ 산업 촉진 및 확대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2020년 12월 EU 역내 시장의 기능을 강화하여 순환 경제를 촉진하고 배터리 全 수명 주기의 환경 및 사회적 영향을 경감하고 완화하기 위한 배터리 및 폐배터리에 대한 규제에 관한 초안을 발의하였다. EU는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해당 산업의 역내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핵심 원자재법(Criminal Law Material Act), 탄소중립 산업법(Net Zero Industry Act), 신순환경제실행계획(New Circular Economy Action Plan) 등의 EU 차원의 거시적 정책을 입안하였고, 신기술, 시장의 변화 및 배터리산업의 환경·사회적 영향 등을 반영하여 2006년에 제정된 배터리지침(Battery Directive 2006/66/EC)의 연장선으로 EU 배터리법을 제정하게 되었다.
EU 배터리법의 도입 목적은 투자 촉진, 순환경제 활성화, 환경 및 사회적 영향 감축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도입 목적을 살펴보면, EU 역내 각 국가별 분산된 규제 체계로 인한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EU 표준 경쟁환경 구축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배터리 생산 투자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리고 재활용 시장 기능 활성화를 통해 순환경제 체계 선도를 통한 EU 신규 성장 동력 확보, 그리고 마지막으로 원자재 조달 투명성을 강화하고 배터리 全 수명 주기의 사회 및 환경 리스크를 줄이는 것 이다.
EU 배터리법의 주요 내용은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안전(Safety), 성능(Performance), 정보 제공(Information)의 4가지 주제로 요약할 수 있다. 지속 가능성 관련 주요 내용은 배터리 제품의 각 수명 주기 단계의 탄소 발자국을 공개하고 배터리 산업 확대와 함께 대규모 처리가 필요한 폐배터리의 생산자 수거 의무, 폐배터리 내의 주요 핵심 광물 추출 및 재활용을 다루고 있으며 배터리 원자재 생산 단계부터 全 밸류 체인 공급망을 환경, 노동, 사회 등 위험요소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는 공급망 실사 규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안전, 성능, 정보 제공 규정과 달리 지속 가능성 관련 항목들은 탄소 배출 관리를 포함한 ESG 경영 측면의 전사적 관점으로 준비가 되어야 하는 규정 이다. 특히 탄소 발자국 항목은 밸류 체인 player들의 조직 운영 관점의 Scope1~3 배출량과 생산 제품 차원의 배출량인 PCF와 연계하여 관리되어야 한다. 특히 조직 운영 관점에서 발생하는 Scope1~3 배출량은 IFRS와 EU ESRS, US SEC 등 글로벌 지속 가능성 공시 기준 대비 측면에서도 준비되어야 할 사항 이다. ESG 글로벌 공시 기준에서 탄소 외 환경적 요소들도 관리 및 공시 대상으로 포함 또는 포함 예정 되어 있으며, EU 배터리법의 공급망 실사 규정의 사회 및 환경 리스크의 평가 대상인 공기, 물, 토양, 생물 다양성이 글로벌 공시 기준의 관리 및 공시 대상에 포함된다. 폐배터리 수거, 핵심광물 회수 및 재활용이라는 순환경제 활동의 탄소를 포함한 환경 및 사회적 요인들의 정량적 관리 및 효과 측정을 위해서도 플랫폼 구축을 통한 전사적 관리 및 운영이 필요하다.
ESG 플랫폼 for EU battery regulation
배터리 밸류 체인의 전후방 협력사 및 고객사 관리 및 대응과 EU 배터리법을 포함한 권역별 무역 장벽 및 규제 대응을 위해서는 다양한 원천의 데이터를 시스템화하여 운영 및 관리, 개선하는 활동이 필요 하다. E(환경) 분야만 하더라도 탄소, 수자원, 대기 배출물질 등 관리 및 모니터링 해야 하는 물질이 다양하며, 각 물질 별로 글로벌 규정에서 공시 요구하는 항목도 배출 집약도, Market Based 배출량 등 상세화되어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이 세분화 되어있고 다양한 정보와 데이터를 관리하고 공시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ESG 데이터 관리 및 운영이 필요하다.
1. 마스터 플랜 수립
ESG 플랫폼 구축을 위해 중장기 ESG 전략과 지표 분석이 필요하다. 중장기 전략은 ESG 데이터 관리 및 운영 방향성의 근간이며 글로벌 공시를 위한 중장기 시나리오 수립에도 반영되는 항목이다. 전략과 함께 글로벌 기준에서 요구하는 각종 ESG 지표 분석이 필요하며 자율과 의무 공시를 포괄하는 통합 ESG 지표 목록을 도출하고 관리 Target으로 설정해야 한다. 그리고 각 기업의 상황과 니즈에 맞게, 조직 범위와 관리 주기 등과 같은 지표별 관리 대상과 범위 수립을 통해 거시적인 관리 방향성을 수립해야 한다.
2. 프로세스 정립
지표별 관리 대상과 범위가 설정이 되었다면 체계적 관리를 위한 ESG 운영과 모니터링 프로세스가 수립되어야 한다. 지표별 관리 대상과 범위를 위한 데이터 수집하는 주기와 방식, 업무 수행 조직에 대한 현황 분석과 향후 수립되어야 할 기준 모델이 필요 하며, 각 대상과 범위별로 중요도 평가를 통해 중장기 개선 과제 도출과 관리 프로세스가 정립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와 같은 프로세스를 통해 산출된 결과를 어떻게 공시하고 고객 대응에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체계 수립이 필요하다.
3. 데이터 관리
지표별 관리 대상과 범위와 그에 맞는 프로세스가 정립되었다면 상세 ESG 데이터를 수집하고 구체화해야 한다. ESG 데이터는 거시와 미시 측면의 all round view 관점에서 관리되어야 하므로 전사적 차원에서 배출 시설의 각 층 또는 생산 라인 차원까지 구체적인 관리 단위까지 수집되어야 한다. 그리고 각 원천별 데이터가 추정 또는 實 데이터인지에 대한 현황 파악과 각 영역별 업무 수행을 위한 기준 정보 관리 수준도 파악되어야 한다.
4. 플랫폼 시스템 구축
수립된 마스터 플랜과 프로세스, 데이터 관리 지침을 바탕으로 ESG 데이터 관리 및 운영을 위한 플랫폼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시스템 구축 시에는 활용할 수 있는 Legacy 시스템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파악과 플랫폼 시스템과의 연계 방안이 고민되어야 하며, 내부와 외부 시스템과의 배치 또는 실시간 방식 등의 연계 방식도 반영되어야 한다.
마치며
글로벌 배터리 경쟁은 기존 업체들의 제품 다변화와 증설, 신규 업체들의 진입으로 치열해지고 있으며, EU 배터리 player들의 시장 진입도 본격화될 전망 이다. EU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노스볼트(Northvolt)는 아시아 업체들에게 빼앗긴 배터리 주도권을 유럽으로 찾아오기 위해 노력 중이며 스웨덴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검토하고 있다. EU의 보조금 지원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 중인 노스볼트는 기업공개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경우 국내 player들의 경쟁 상대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으며, 각 국의 보조금과 지원책을 바탕으로 다양한 글로벌 경쟁사들의 등장이 예상된다. 이처럼 글로벌 배터리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ESG 플랫폼 구축을 통한 각종 지표 관리는 경쟁업체 대비 competitive edge를 확보 할 수 있는 방안이다. 기업은 EU를 비롯한 국제 사회의 규제흐름 및 각 산업별 글로벌 규제에 발맞추어 ESG 관리 체계구축을 통한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도모해야 한다
# References
- https://www.weforum.org/publications/a-vision-for-a-sustainable-battery-value-chain-in-2030/
- https://eur-lex.europa.eu/legal-content/EN/TXT/PDF/?uri=CELEX:32023R1542
- https://www.volvocars.com/images/v/-/media/market-assets/intl/applications/dotcom/pdf/c40/volvo-c40-recharge-lca-report.pdf
- https://www.iea.org/reports/global-ev-outlook-2023/trends-in-batteries
- https://ec.europa.eu/commission/presscorner/detail/en/ip_23_1661
- https://single-market-economy.ec.europa.eu/industry/sustainability/net-zero-industry-act_en
김규식 컨설턴트
컨설팅사업부 디지털전략컨설팅팀
디지털 프로세스 혁신(PI) 및 ESG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으며, 국내 주요 대기업과 삼성 관계사를 대상으로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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