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초,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인 뉴타닉스(Nutanix)가 발표한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인덱스 보고서에 국내 기업의 클라우드 투자 동향에 대한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실렸다. 클라우드를 사용하지 않는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관련 투자는 현재 22%에서 3년이내 4%로 줄어드는 반면, 프라이빗·퍼블릭 클라우드 투자는 현재 78%에서 96%로 늘어나고 이 중 52%가 프라이빗과 퍼블릭을 모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대한 투자가 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일하는 방식부터 라이프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비대면이 뉴노멀로 자리 잡았고 신기술과 디지털이 창출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기존 산업 구조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클라우드는 도입 여부를 고민하는 ‘관심 기술’ 차원을 넘어 비즈니스에 어떻게 적용해야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하는 ‘전략 솔루션’이 되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 수의 국내 기업들은 클라우드의 문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막상 구체적인 실행 방법을 잘 몰라서 투자를 주저하거나 서버·스토리지 등 IT 인프라 정도만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이 IT 인프라 영역 중심의 클라우드 전환을 많이 하고 있다는 사실은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IT 기업들의 매출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서버·웹 호스팅 업체에서 아마존 AWS, 마이크로소프트 Azure 등의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제공 업체로 전환한 메가존과 베스핀글로벌의 최근 3년간 매출액과 성장률을 보면, 메가존은 ‘18년 약 2천억원에서 ‘20년 약 5천1백억원으로 151% 성장하였고 베스핀글로벌도 ‘18년 약 370억원에서 ‘20년 1천6백억원으로 성장률이 327%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 두 기업의 성장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같이 IT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전환해 사용한 만큼만 대금을 지불하는 비용 최적화 효과에 만족하는 기업도 있겠지만 대규모 투자를 해서라도 클라우드 기반의 의미있는 ‘비즈니스 전환’을 꾀하는 기업도 있다. 이들의 고민은 무엇일까? 바로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서 어떤 영역부터 어떻게 클라우로 전환하는 것이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에 가장 효과적인가?’, ‘현재 사용 중인 그룹웨어·ERP·SCM과 같은 업무 시스템을 어디까지 클라우드로 전환해야 하는가?’ 등 인프라를 넘어 비즈니스 전환 방향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업무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은 SaaS 솔루션 도입뿐만 아니라 MSA(MicroService Architechture)와 같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 애플리케이션 재개발도 포함한다. 글로벌 IT 서비스 및 비즈니스 컨설팅 전문 업체들이 클라우드 서비스 영역에서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바로 기업들의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것이다.
글로벌 IT 리서치 기업인 가트너(Gartner)는 ‘20년까지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 부문의 리더로 액센츄어(Accenture), 딜로이트(Deloitte) 외에 랙스페이스(Rackspace), 베스핀글로벌까지 포함하였다. 그러나 클라우드 시장이 인프라에서 비즈니스 및 애플리케이션 전환 중심으로 진화하면서 ‘21년에는 액센츄어, 딜로이트 및 HCL 테크놀로지 등 IT 서비스와 컨설팅 전문 3개사만을 리더로 선정하였다. 앞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사업 전환에 유의미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 및 애플리케이션 전문성을 보유한 업체가 리딩해 나갈 것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클라우드 전환을 고민하는 기업의 경영진은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클라우드 도입 목적에 가장 적합한 역량을 가진 서비스 파트너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IT 비용 절감이 최우선이고 클라우드는 도입하지 않았거나 일부 시범 적용하는 수준이라면 앞서 언급한 인프라 전문 서비스 업체를 파트너로 삼아 클라우드 비용 최적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이렇게 전문 파트너를 통해 클라우드로 전환했다가 기존의 온프레미스 환경으로 복귀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그 원인을 살펴보면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클라우드를 도입했는데 오히려 비용이 높아지는 역효과가 나타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일까?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클라우드의 과금 방식이 언뜻 보면 합리적이고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반대로 사용량이 높아질수록 큰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도 클라우드의 속성이다. 현재 어느 정도 IT 자원이 필요한지, 향후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따라 얼마만큼의 IT 자원이 추가로 필요할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 클라우드 인프라 업체를 선정하여 서비스만 도입하면 비용이 절감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이 같은 결과를 불러온 원인이다. 그 결과 경영진은 클라우드를 불신하게 되고 파트너사만 억울하게 죄인이 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한다. 이런 경험이 있다면 글로벌 애니메이션 제작사나 게임사 등 대규모 컴퓨팅 파워가 상시적으로 필요한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전면적으로 도입하지 않거나 일부 영역에만 적용하는 이유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클라우드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은 사업 규모가 클수록 비즈니스와 IT 전문성을 모두 보유한 클라우드 전환 서비스 파트너를 선정해야 한다. 특히 매출액이 크고 비즈니스 구조가 복잡한 기업이라면 클라우드 도입 이전에 다양한 국내외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따른 기업내 변화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고 이의 달성을 위해 클라우드가 가장 시급하게 적용되어야 할 영역과 로드맵을 수립하는 과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즉 단순하게 IT 측면에서 클라우드로 어떻게 전환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가 클라우드를 활용해서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며 이에 부합하는 클라우드 전환 및 도입 계획을 갖추어야 한다. 컨설팅 및 IT 서비스 전문 업체들은 이를 ‘클라우드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으로 칭하며 기업 경영진이 클라우드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가 최근 발표한 ‘2020 클라우드 기업편람’에 따르면 국내 91개 기업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소개하고 있다. 인프라 전문 업체들은 비즈니스 전문성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인력 충원 및 투자를 하고 있다. 삼성SDS 등 IT 서비스 기업들도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업종과 애플리케이션 전문성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보안 업체들까지 클라우드 보안을 화두로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세계적으로 클라우드가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대세로 다가온 지금, 국내에도 전문성을 보유한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 업체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수요 기업의 입장에서는 좋은 파트너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는 긍정적인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전환을 통한 경쟁력 강화까지 모두 지원할 수 있는 파트너는 없을까? 안타깝지만 클라우드 도입을 추진하는 기업 사례를 볼 때 이 두 가지 목적은 성과 달성 관점에서 서로 공존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를 통한 인프라 전환은 비활용 자원을 최적화하여 비용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 반면 비즈니스 전환은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작업이 수반되어야 하기에 단순한 비용 절감 목적으로 접근한다면 대규모 투자 효과를 검토해야 하는 경영진 입장에서는 의사결정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들조차 클라우드 인프라 전환은 많이 하고 있지만 애플리케이션 전환까지 섣불리 추진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따라서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전환 투자를 통한 비즈니스 전환의 성공 여부는 비용 절감이 아니라 매출·이익·고객 확대 등 경영 성과 측면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클라우드를 통해 비용 절감 혹은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라는 성과를 얻고 싶은가? 그렇다면 먼저 스스로 또는 외부 도움을 받아서라도 클라우드 도입 목적을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 아울러 목적에 부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전문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비용 절감에 능한 인프라 전문 기업과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꾀하는 비즈니스 컨설팅 및 애플리케이션 전문 기업 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시작이 반이다. 클라우드 도입 목적을 정의하는 것, 그리고 그 목적을 함께 실행할 역량있는 파트너사를 고르는 것. 이 두 가지가 성공의 핵심 열쇠임을 잊지 말자.
# References
- Gartner, Magic Quadrant for Public Cloud Infrastructure Professional and Managed Services, Worldwide, 2020.5
- Gartner, Magic Quadrant for Public Cloud IT Transformation Services, 2021.8
- https://zdnet.co.kr/view/?no=20210120191321
- https://www.itworld.co.kr/news/56158
- http://m.ddaily.co.kr/m/m_article/?no=213474
서정열 상무
에스코어㈜ 컨설팅사업부 전략프로세스혁신팀
유통·서비스, 제조, 공공 업종의 삼성 관계사와 일반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수립 및 사업 발굴, ISP·PI, 디지털 전략 등에서 15년간의 컨설팅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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