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세계는 18세기 증기를 사용한 1차 산업혁명, 전기 중심의 산업 개편이 이루어진 2차 산업혁명 그리고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의 3차, 현재 빅데이터와 AI기반의 4차 산업혁명까지 산업 구조에 유래 없는 발전을 이루었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는 20세기 중/후반부터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절감과 이를 통한 고부가가치 생산으로 점차 이동해 왔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생산시설 고도화는 필수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은 환경과 안전 측면에서 여전히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다. 그리고 그것은 종종 대형 참사로 심각성을 보여주게 된다.
1984년 12월 3일 새벽, 인도 보팔에 위치한 다국적 화학 회사인 유니온 카바이드의 살충제 공장에서 아이소사이안화 메틸(MIC)탱크가 폭발했다. MIC는 농약 제조에 사용되는 독성 물질로서 극소량이라도 인체에 노출되면 매우 심각한 반응을 보인다. 이날 유출된 30톤의 가스는 당일 3,800여명 사망, 55만여명 부상이라는 최악의 인명피해를 입혔고, 해당 지역에서는 이후에도 유산 및 기형아 출산 등 영향이 지속되었다. 또 1976년 이탈리아 세베소에서는 농약공장의 다이옥신 누출 사고로 187명 부상 및 토양 오염이 있었으며, 1989년 미국 텍사스에서는 필립스 공장 폭발 사고로 인해 23명 사망, 314명 부상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러한 산업 현장에서의 참사를 방지하기 위해 1992년 미국 노동성 산하의 직업 안전 위생국(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Administration : OSHA)에는 고용주가 치명적인 화학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포괄적 안전관리 시스템을 개발, 구현, 유지하도록 요구하는 공정안전관리(Process Safety Management : PSM)를 도입하게 되었다.
국내 PSM현황
국내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해 원유정제처리, 석유화학 등 7개 업종 또는 51개 유해,위험 물질을 규정량 이상 제조,취급,저장하는 공정 설비를 운영하는 사업장으로 정의하고 있으니, 일반적으로 인체 또는 환경에 ”위험한“ 물질이 취급된다고 인식되는 대부분의 사업장이 대상이 된다.(단, 원자력 등 일부 업종은 예외로 별도 법령이 적용)대상이 되는 각 사업장은 공정안전자료, 공정위험성 평가서, 잠재위험에 대한 사고예방/피해 최소화 대책, 안전운전계획, 비상조치계획 등 12개 항목의 실천 계획을 공정안전보고서(통상 PSM으로 지칭)로 작성하여 이행하고 변화 관리 해야 하며, 신규는 설치 완료 확인 후 2년 이내, 정기 평가는 신규 평가 후 4년마다 고용노동부 산하 안전보건공단(KOSHA)의 수검 받도록 되어있다.
PSM 대응의 어려움
이제부터 PSM을 작성의 관점과 유지 관리 관점에서 살펴보겠다. PSM은 일반적으로 유해/위험 설비가 사용되는 공정 설비의 반입 또는 이설 시 신규 작성 및 제출/심사를 받아야 하며, 내용변경의 사유가 발생할 경우 즉시 내용을 보완해야 한다. 이때 문제가 되는 항목은 “내용변경의 사유 발생”이다. 먼저 PSM의 구성을 보자면 공정안전자료, 공정위험성 평가, 안전운전지침서 등 12개의 요소가 존재하며, 특히 “1. 공정안전자료”의 경우 실제 설비의 세부 정보가 기술된다.
실제 PSM 작성시에는 동력기계, 장치설비, 배관, 안전밸브 등 설비내부의 상세 내역(유해/위험설비의 목록 및 명세)과 공정 도면이 포함되는데, 제조업 특히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공정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업종의 경우설비 변동 발생으로 인한 PSM 보완 시 아래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첫 번째, 설비 내부 실물 확인 어려움
– 규모가 큰 설비의 경우 설비 내부 확인이 불가한 경우가 있는데, 공정도면인 공정흐름도(PFD), 공정배관계장도(P&ID) 및 유틸리티 배관 계장도(UFD)등은 설비 내부 및 인프라(Infra) 환경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으면 실물과 비교검증 불가능할 경우가 존재한다.
두 번째, 설비 엔지니어의 업무 부담
– 설비 엔지니어는 수시로 공정 개선의 과제를 수행하며 이에 따라 설비에 공급되는 화학물질 또는 조성 정보가 변동되는데 이에 따라 PSM 은 최신화 되어야 한다. 하지만 안전환경 담당자는 PSM 내용 변경을 할 수 없어 세부내용을 관리하는 설비 엔지니어에게 추가적인 업무가 부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위에서 제시한 P&ID의 경우 CAD 등 전문 TOOL로 작성된 경우가 많아 업무 부담이 배가 되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 작성된 문서의 품질문제
– 각 설비 별 엔지니어가 작성/변경하게 되면서 문서의 큰 틀에서는 동일하지만 세부 내용에서는 차이가 크게 발생할 수 있다. 이는 PSM 이행 상태 점검(2년 또는 4년마다 수행)시 지적 사항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위와 같은 PSM 변경 관리의 어려움으로 인해 이를 위한 별도 협의체 구성 또는 전문 외주인력 채용 등으로 대책을 세우고 있으나, 업무 부담 및 정확성의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데이터를 이용한 개선책 제시
위와 같은 PSM 작성 및 변경 관리는 두 가지 상반된 관점에서 적절한 수준의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본다.
첫 번째, 작성된 자료의 정확성이다.
설비에 공급되어 사용되는 화학물질, 설비를 구성하는 동력 기계 및 장치 그리고 해당 정보로 그려진 P&ID 그리고 각 물질 별 안전 정보(MSDS)와 공정 설명 등 공정의 미세한 변동에도 각 정보들이 동시에 변화 관리 되어야 한다.
두 번째, 설비 담당자의 관리 업무 부담이다.
PSM에 변동되어야 하는 정보가 많다 보니 업무 담당자에게 PSM작성 및 변화 관리에서 큰 업무 부담이 발생한다. 특히 2년 또는 4년 주기의 작성 상태 수검(PSM이행상태평가)시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인해 각 사에서는 PSM을 위한 전문 담당자 지정, 전문 외주 업체 계약 등 해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본 리포트에서는 데이터 관점의 작성 지원 방향을 아래와 같이 제시한다.
1) 설비 메이커/모델 표준화를 통한 작성 지원
작성이 필요한 정보는 설비마다 서로 상이한 정보를 작성하는 것이 아닌 설비 메이커/모델 별로 매우 유사한 정보를 작성하고 있다. 실제 업무에서도 동일한 메이커/모델 설비의 작성 정보를 확인하여 유사성을 확인한 후 PSM 문서에 대한 작성 및 변화관리 수행을 하고 있다. 이를 데이터화, 표준화 한다면 상당 부분 자동 작성될 수 있도록 지원 할 수 있다
2) 각 정보 연동을 통한 설비 별 정보 작성 지원
표준화 되어 자동 작성될 수 있는 부분 이외에 각 설비 별 사용 공정에 따라 화학물질 및 동력기계, 장치 등 비표준 정보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각종 기간계 시스템에 존재하는 설치정보, 화학물질 구매정보, OEM 부품정보 등을 사용하여 자동 작성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마치며
물론 위와 같은 해결책은 표준데이터의 유지 관리를 위한 전담 조직의 부재, 기간계 시스템 데이터의 현행 데이터 未반영 등 한계점을 가질 수 있다. 이를 고려한 PSM 자동화의 목표 수준, 표준데이터 관리 조직 구성여부, 기간계 데이터의 정합성 정비 등이 수반된다면 PSM의 “화학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 시스템 개발, 구현, 유지”라는 실질 목적뿐 아니라 작성에 따른 업무 효율화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윤영민 이사
컨설팅사업부 데이터컨설팅팀
반도체 설비 및 환경안전 기준정보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현재 기준정보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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